태영, 만기채권 상환 불이행 ‘논란’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중 외담대 451억원을 아직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담대는 원청업체가 구매 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면, 납품업체가 은행에서 이를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돈을 받는 것이다.

태영건설의 협력업체는 외담대를 통해 돈을 받았지만 외담대를 실행해 준 은행이 아직 태영건설로부터 상환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통해 금융 채무를 동결하는 대신 상거래채권은 정상적으로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당국도 워크아웃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태영건설이 외담대를 정상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측과는 반대로 상환하지 않자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태영건설이 외담대를 계속 상환하지 않으면 협력사가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자금난이 커질 수 있다.

태영그룹은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사용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를 2400억원에 매각했다. 이 중 지분 40%를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몫은 960억원이며, 나머지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60% 몫은 1440억원이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이렇게 확보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에 1133억원을 1년간 대여해주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태영건설의 자금 운용 안정성 확보가 대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는 자금 일부를 아직 태영건설에 대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의 유동성 부족으로 채권단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자구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면 채권단 사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미리 밝힌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채권단 동의가 필요한 워크아웃 개시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이날 ‘F(Finance)4 회의’를 열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 회의에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부실기업에 자기책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되 질서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업은행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채권단 400여 곳을 추려 소집 통보를 보냈다.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규모는 9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은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 총 1조3007억원으로 파악된다.

직접 차입금 외에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 대출 보증 규모는 9조1816억원으로 집계된다.